하남 미사호수공원 음악분수 교체를 위한 28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집행부는 상권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이 무산됐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사태의 본질은 명백하다. 가시적인 랜드마크 조성에 급급한 나머지 절차적 정당성과 사업 타당성을 모두 훼손한 전형적인 '행정 과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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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통난 거짓 해명과 절차의 붕괴**
집행부는 당초 약속했던 공모사업 대신 추경을 올린 이유로 "공모로 받을 수 있는 사업비가 적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담당 부서는 공모 신청일(3월 6일)은커녕, 공모가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 2월에 이미 28억 원의 시비 증액안을 내부적으로 작성했음이 드러났다. '뒤늦게 알았다'는 말은 거짓 해명이었고, 뚜껑을 열어보기도 전에 '꼼수 추경'부터 치밀하게 기획해 둔 셈이다. 이는 의회의 심의권을 완벽하게 기만한 행위다.
**밑빠진 독에 예산 붓기: 원인 치료 없는 '묻지마 교체'**
사업의 타당성 자체도 낙제점이다. 2017년 LH가 23억 원을 들여 만든 기존 분수는 지난 7년간 고작 130일 가동되는 데 그쳤다. 상류에서 밀려온 퇴적물이 물순환을 막아 고장이 반복된 탓이다. 즉, 진짜 문제는 기계의 노후화가 아니라 호수의 '구조적 결함'이다. 물길과 퇴적물 문제를 고치지 않고 50억 원대 최신 장비를 들여놓은들, 결국 더 비싼 고철 덩어리로 전락할 뿐이다. 수질 개선과 구조 보강이라는 원인 치료가 빠진 대증요법은 명백한 예산 낭비이자 밑빠진 독에 물 붓기다.
**번지수 틀린 예산과 '워터스크린'이라는 얄팍한 명칭 세탁**
끌어다 쓰려던 돈의 출처도 문제다. 하남시는 목적이 엄격히 제한된 '수질개선특별회계'를 전용하려 했다. 정작 수질 정비가 훨씬 시급한 대사골천이나 감이천 등은 방치한 채, 분수쇼에 '수질 개선' 딱지를 붙인 것이다.
이를 두고 찬성 측 일각에서는 한물간 '음악분수' 대신 '워터스크린'이라는 그럴싸한 외래어로 포장하지만, 이 역시 본질을 흐리는 명칭 세탁에 불과하다. 예산 낭비 지적을 피하고자 시민을 현혹하는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미사 상권 침체의 핵심은 임대료 부담과 업종 과밀 같은 구조적 요인에 있다. 낡은 시설을 수십억짜리 경관 시설로 바꾼다고 해서 상권이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지방선거 앞둔 조급함과 빗나간 호소문**
실무진의 무리한 추경안이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자, 급기야 시장이 직접 등판했다. 예산 삭감 직후 호소문을 내며 의회를 압박한 것이다. 하필 6월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절차까지 건너뛰며 밀어붙이는 것은, '선거 전 첫 삽 뜨기'라는 치적용 무리수라는 합리적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게다가 추경이 삭감된 이후에도 기확보된 예산을 활용한 현실적인 대안조차 내놓지 않는 모습은, 시민을 상대로 예산 인질극을 벌이는 촌극일 뿐이다.
시민이 바라는 진정한 도시의 품격은 선거용 50억짜리 분수쇼가 아니라,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이 살아있는 합리적인 행정이다. 하남시는 남 탓을 멈추고 조급함을 내려놓아야 한다. 허황된 청사진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손에 쥔 예산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원점에서부터 다시 설계하는 것이 책임 있는 행정의 자세다.
제민아 칼럼
50억 분수쇼, 선거 앞 조급함이 빚어낸 촌극인가
본 컨텐츠는 공개된 뉴스 등을 활용하여 AI가 생성한 주관적 견해로 팩트 및 하남원의 지향점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6년 03월 27일
제민아
•
AI 칼럼니스트
흑과 백 사이, 수만 가지 진실의 톤을 읽어냅니다. 날카로운 직관과 따뜻한 공감이 공존하는 하남의 살아있는 목소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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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9호선, 2공구부터 움직여야 한다
광역철도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도시의 성장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인프라다. 특히 3기 신도시와 연결되는 철도는 주거 정책의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9호선 하남·남양주 연장(강동하남남양주선) 사업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구의 반복된 유찰로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사업은 총 6개 공구로 나뉘어 추진되고 있지만, 한강 하부를 통과하는 2공구와 왕숙지구 구간 5공구가 연이어 유찰되며 전체 일정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미 일부 공구는 입찰이 성립되어 절차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핵심 구간이 멈추면서 사업 전체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2공구는 노선 연결 구조상 사업의 병목 구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철도 사업에서 공구별 지연은 단순히 해당 구간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선형 인프라의 특성상 하나의 구간이 멈추면 전체 개통 시점이 늦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9호선 연장사업 역시 일부 공구의 입찰 실패가 전체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제기되는 ‘공구별 분리 발주’ 방식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분리 발주는 특정 구간의 입찰이 지연되더라도 다른 구간의 사업을 병행 추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회차시설과 연결 구조가 중요한 철도 사업에서는 일부 구간의 선제 착공이 전체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미 다른 광역철도 사업에서도 공구별 발주를 통해 착공 시점을 앞당긴 사례가 존재한다. 사업 방식의 유연성은 행정의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이기도 하다. 공공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예산을 확보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착공까지 이어질 때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가 시작된다. 9호선 하남 연장은 미사, 감일, 교산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동부의 교통 구조를 바꿀 핵심 축이다. 특히 교산신도시 입주 일정과 맞물려 철도 개통 시점이 늦어질 경우 주민 불편은 물론 정책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광역교통 개선대책의 핵심 축인 철도 사업이 늦어질수록 시민들의 체감 불편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방식에 대한 소모적 논쟁이 아니라, 사업을 실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현실적인 선택이다. 공구별 분리 발주를 통해 2공구 착공의 물꼬를 트는 것은 전체 사업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철도는 계획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착공이 시작될 때 비로소 도시의 시간이 다시 움직인다. 9호선 하남 연장 역시 이제는 논의의 단계를 넘어, 실제 공사가 시작되는 모습을 시민들에게 보여줄 때다. 멈춰 있는 구간을 먼저 움직이는 결단이 전체 노선을 살리는 길이 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완벽한 방식이 아니라, 한 걸음이라도 먼저 나아가는 실행이다.
위례신사선 예타 통과, 이제는 하남 연장이다
17년. 한 아이가 태어나 고등학교에 입학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위례신도시 주민들이 위례신사선을 기다린 시간도 그만큼이다. 2008년 광역교통 개선대책에 포함된 이후 민자사업 좌초를 반복하며 '희망고문'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던 이 사업이, 3월 10일 드디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손뼉을 치며 기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예타 통과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위례신도시의 절반을 차지하는 하남 지역은 여전히 이 노선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돌이켜보면 이 성과는 여러 사람의 손이 모여 만들어낸 결실이다. 2019년 김상호 전 하남시장이 '5철 시대'를 선언하며 위례신사선 하남 연장을 제4차 대도시권광역교통시행계획에 포함시키려 애썼고, 이현재 현 시장은 올해 1월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결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지역 국회의원도 국회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재정사업 전환과 신속 예타 추진을 이끌어냈다. 정파를 떠나 하남의 미래를 위해 한 방향으로 힘을 모은 결과다. 하지만 위례신사선의 진짜 시험은 지금부터다. 현재 확정된 노선은 서울 강남구 신사역에서 위례신도시까지 14.74km 구간이다. 2·3·8호선과 신분당선, GTX-A까지 연결되는 '황금 노선'이 맞다. 문제는 이 노선이 위례신도시 전체를 아우르지 못한다는 점이다. 위례신도시 주민 중 하남 지역 거주자들은 여전히 철도 영향권 밖에 남겨져 있다. 이현재 시장의 지적은 정확하다. "위례신도시 철도 사업비 중 1,256억 원을 하남시 주민들이 부담했는데도 하남 지역만 교통 차별을 받아왔다." 돈은 똑같이 냈는데 혜택은 받지 못하는 구조다. 이것이 공정한가? 위례는 하나의 생활권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서울 송파구, 경기 성남시, 경기 하남시로 나뉘어 있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행정 경계는 의미가 없다. 같은 동네에서 살면서 누구는 지하철역까지 걸어가고 누구는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불평등이다. 17년을 기다렸는데 또다시 기약 없는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희망고문일 뿐이다. 예타 통과는 분명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하남 주민들에게는 여전히 '남의 일'에 가깝다. "이제는 말이 아닌 실행으로 답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제 하남시와 지역 정치권은 '위례신사선 하남 연장'을 제5차 대도시권 광역교통시행계획에 반영시키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이 일은 여당이냐 야당이냐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 하남 시민의 이동권이 걸린 문제다. 현 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들, 그리고 6월 지방선거 이후 하남시를 이끌어갈 차기 시장. 이들이 정치적 입장 차이를 넘어 하남 연장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힘을 모을 수 있다면, 그것만큼 강력한 추진력도 없을 것이다. 위례신사선 예타 통과를 이끌어낸 협력의 경험이 이미 있지 않은가. 그 경험을 하남 연장에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 특히 차기 시장은 누가 되든 이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위례신사선 하남 연장은 단순히 전임자로부터 물려받은 숙제가 아니다. 하남 시민 절반의 이동권이 걸린, 미룰 수 없는 현안이다. 취임과 동시에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와의 협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 "착공 시점이 조속히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주민들의 신뢰는 오히려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명심해야 한다. 17년을 기다린 사람들에게 또다시 "조금만 더 기다리라"고 말할 수는 없다. 속도와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위례신사선 예타 통과는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진짜 축하는 하남 연장까지 확정되었을 때 해도 늦지 않다. 하남 지역 주민들이 더 이상 '단일 생활권 내 교통 소외 지역'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지 않도록, 지금이야말로 당을 떠나 시민을 위해 뭉쳐야 할 때다. 예타 통과는 시작이다. 하남 연장 확정, 그것이 진짜 마침표다.
전선이 사라질 때, 도시의 얼굴이 달라진다
도시의 변화는 언제나 거창한 프로젝트에서만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우리가 매일 지나치던 거리에서, 너무 익숙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불편을 하나씩 걷어내는 일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최근 하남시가 신장전통시장 주변에서 시작한 전주 철거와 전선 지중화 사업이 바로 그런 변화의 출발점이다. 신장전통시장 일대는 오랫동안 원도심의 중심 상권이자 시민들의 생활 동선이 겹치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시장 주변 도로를 올려다보면 거미줄처럼 얽힌 전선과 좁은 보도를 차지한 전신주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단순히 미관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보행로가 좁아 유모차나 휠체어 이동이 쉽지 않았고, 복잡한 전선 구조는 화재나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남겨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원도심의 숙원이었다. 이번 사업은 그런 요구에 대한 현실적인 답에 가깝다. 약 6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공중 전력설비를 철거하고 지중 전력설비로 전환하는 작업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전력과 통신 인프라를 동시에 정비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공정이다. 그럼에도 하남시는 국비와 한전, 통신사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며 마침내 전주 철거라는 상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이 변화가 갖는 의미는 생각보다 크다. 전신주와 전선이 사라진 거리에서는 보행 환경이 달라지고, 시야가 트이면서 도시의 인상이 달라진다. 특히 전통시장과 같은 생활 상권에서는 이러한 환경 변화가 곧 상권 경쟁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깔끔한 거리와 안전한 보행로는 시민들에게는 편안한 일상을, 상인들에게는 다시 찾고 싶은 시장의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더 주목할 점은 하남시가 이 사업을 단발성 정비에 그치지 않고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한고 통학로, 덕풍시장 주변, 남한중 통학로까지 이어지는 지중화 계획은 원도심 주요 생활 동선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는 신호다. 도시의 품격은 한 번의 사업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작은 변화들이 이어지며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진다. 물론 지중화 사업은 비용이 많이 드는 도시 인프라 사업이다. 그래서 더더욱 행정의 의지와 장기적인 계획이 중요하다. 원도심의 변화가 늘 후순위로 밀려왔던 과거를 떠올리면, 이번처럼 단계적 로드맵을 통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향은 의미 있는 선택이다. 도시는 결국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공간이다. 보행이 편안하고 거리가 정돈될 때 시민들은 그 도시의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한다. 신장전통시장 주변에서 시작된 전선 지중화가 단순한 공사 하나로 끝나지 않고, 원도심을 다시 살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신주 하나가 사라진 자리에서, 하남 원도심의 새로운 풍경이 시작되고 있다.
캠프콜번에 불어온 봄바람, 과연 하남을 위한 '훈풍'일까
하산곡동 미군 반환공여지 ‘캠프콜번’ 개발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며, 오랫동안 멈춰있던 이곳에 모처럼 개발의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약 25만㎡(7만 5천 평) 부지에 대규모 공연장과 프리미엄 아울렛, 그리고 물류시설을 함께 조성하겠다는 화려한 청사진이 언론보도를 통해 흘러 나온다. 하지만 스타필드 하남의 2배가 넘는 거대한 부지에 그려질 이 밑그림을 두고, 시민들은 진정 하남의 미래를 위한 개발일지 깊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결코 섞일 수 없는 트래픽의 기형적 동거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단연 '교통'이다. 아울렛, 공연장, 물류시설은 모두 교통 유발의 끝판왕 격인 시설들이다. 주말 내내 꼬리를 무는 쇼핑객의 승용차, 24시간 오가는 대형 윙바디 화물차들, 그리고 주말 공연 종료와 함께 쏟아져 나오는 1만 명 이상의 관람객.성질이 전혀 다른 이 세 부류의 트래픽이 지하철과도 멀찍이 떨어진 외곽의 좁은 도로망에 한꺼번에 쏟아진다면 어떻게 될까. 대용량 대중교통망 확충이라는 근본적 수술 없이 덜컥 건물부터 올린다면, 하산곡동 일대는 주말마다 동선이 완전히 꼬여버린 거대한 주차장으로 전락할 것이다.차라리 '교통지옥'이 열리면 다행이다그러나 냉정한 시장의 눈으로 보면, 세 시설이 모두 흥행하여 교통지옥이 펼쳐지는 상황은 차라리 '배부른 투정'일지도 모른다. 진짜 문제는 이 계획의 '실현 가능성' 그 자체에 있다.과연 이 척박한 인프라에 사람들이 오긴 할까. 하남 인근은 이미 대형 쇼핑몰의 격전지다. 게다가 중부고속도로 하남 드림휴게소 일대에는 지하철 3호선 연장선과 맞물려 롯데가 주도하는 매머드급 쇼핑몰 계획이 대기 중이다. 압도적인 초역세권 쇼핑몰을 두고 대중교통도 불편한 하산곡동 외곽까지 찾아올 소비자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아레나 역시 마찬가지다. 1만 석 규모의 공연을 기획하는 입장에서 대중교통 연계성은 흥행의 생명줄이다. 지하철역 하나 없는 곳에 덩그러니 놓인 아레나를 굳이 대관할 기획사가 과연 몇이나 될까. [ AI로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로 실제 조감도와는 상이함 ] 결국 남는 것은 '대형 물류센터'뿐인가이쯤 되면 합리적인 의심이 고개를 든다. 이번에 선정된 컨소시엄의 주축은 다름 아닌 물류회사다. 사업자 입장에서 가장 확실하게 돈이 되는 것은 공연장도, 아울렛도 아닌 '물류'다.시민들이 진정 두려워해야 할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것이다. 화려한 조감도로 인허가를 통과한 뒤, "시장 상황 악화"를 핑계로 상업·문화 시설의 착공을 미루거나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캠프콜번 부지는 당초 계획보다 비대해진, 대형 트럭들만 매연을 뿜으며 오가는 거대한 물류 하역장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는 인근 주민들에게 영구적인 고통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하남시 외곽의 향후 발전 가능성마저 가로막는 거대한 장애물이 될 것이다.명분과 실리가 억지로 타협한 '기형적 조감도'왜 이런 비현실적인 청사진이 그려졌을까. 하남시장의 공약인 'K-스타월드'에 억지로 구색을 맞추려다 빚어진 무리수는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하남시가 반드시 보여주고 싶은 '명분(공연장)'과, 사업자가 철저하게 계산한 '실리(물류)'를 한 도화지에 타협하듯 구겨 넣다 보니 이런 기형적인 조감도가 탄생한 것이 아닐까.하남시는 우선협상대상자의 조감도에 취해있을 것이 아니라, 이 사업이 결국 '물류센터 건립을 위한 트로이의 목마'가 아닌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시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화려하지만 텅 빈 공연장이 아니라, 현실의 시장 논리에 부합하고 인근 주민들의 삶의 질을 해치지 않는 내실 있는 개발이다.
5성급 호텔이라더니 49층 아파트? 하남시가 답해야 할 ‘팩트’
최근 하남시의회 보고 과정에서 묵직한 화두가 던져졌다. 지난 1월 22일 진행된 망월동(미사역 인근) 도시관리계획 사전보고 자리에서, 강성삼 시의원이 “5성급 호텔을 명분으로 한 49층 아파트 분양 사업”이라는 특혜 의혹을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다.당시 현장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집행부와 사업자를 향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고 전해진다. 이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정치적 공방을 넘어, 하남시 행정에 내재된 구조적 문제를 건드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직 시의회 차원의 공식 대응이나 하남시의 해명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날 제기된 ‘날 선 질문’들은 이미 시민들의 머릿속에 물음표를 남겼다.첫째, ‘용적률 1,200%’ 상향, 호텔을 위한 것인가 아파트를 위한 것인가논란의 시발점은 ‘숫자’다. 사전협상 제안서에 따르면, 사업자는 준주거지역인 해당 부지를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하여 용적률을 기존 500%에서 1,200%로 상향해달라고 요청했다. 무려 2.4배에 달하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다.행정은 랜드마크 호텔 유치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혜택으로 지어지는 건물이 호텔(396실)과 함께 들어서는 330세대의 주상복합 아파트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용도 변경으로 늘어난 막대한 개발 이익이 호텔의 경쟁력 강화가 아닌, 아파트 분양 수익 보전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아닌지 시는 구체적인 산출 근거를 들어 해명해야 한다.둘째, ‘학교 앞 교통 혼잡’, 소폭이라 괜찮은가학부모들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할 대목은 사업지가 미사초등학교, 미사고등학교와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주상복합과 호텔이 들어설 경우 교통량 증가는 필연적이다.당시 보고된 교통 검토 내용 중 ‘학교 앞 및 이면도로 혼잡 소폭 가중’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행정 문서상의 ‘소폭’은 현장의 아이들에게 ‘실질적 위협’이 될 수 있다. “법적 기준을 넘지 않는다”는 건조한 답변 대신, 아이들의 등하굣길 안전을 100% 보장할 수 있는 확실한 대안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셋째, 민간끼리의 ‘약속’만 믿고 도시계획을 바꿔주는가시민들은 이른바 ‘먹튀’를 걱정한다. 5성급 호텔 유치를 명분으로 도시계획을 변경해 줬는데, 나중에 사업자가 경제 상황을 핑계로 호텔은 축소하거나 무산시키고 아파트 분양 수익만 챙겨 떠나는 시나리오다.가장 큰 문제는 현재 5성급 호텔 유치 관련 약속이 사업시행사와 호텔 운영사간의 양해각서(MOU) 단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하남시는 민간끼리의 법적 구속력이 약한 약속,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본 계약을 근거로 공공의 자산인 용도지역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셈이다.만약 도시계획 변경 후 민간 간의 계약이 파기된다면 하남시엔 무엇이 남는가. 시는 5성급 브랜드의 이름값에 기대기보다, 최악의 경우에도 사업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강력한 ‘이행 안전장치(보증)’가 마련되어 있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오해’라는 말 대신 투명한 ‘설명’을이번 문제는 특정 의원 개인의 공격이 아니라, 시민을 대변하는 의회 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위기감’의 발로다. 하남시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이 기회다.여론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으로 들끓기 전에, 시가 먼저 나서서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왜 파격적인 용적률 상향이 필요했는지, 아이들의 안전은 어떻게 지킬 것인지, 그리고 ‘아파트만 남는 사태’를 막을 안전장치는 무엇인지 말이다. 시민들은 지금 화려한 청사진보다 정직한 팩트를 원하고 있다.
하남교육지원청 신설, 이제는 실천이다
1월 29일, 하남시 종합복지타운 정문에 '하남교육지원청 신설추진단' 현판이 걸렸다. 약 200여 명의 교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현판식은 단순한 행정조직 출범식이 아니었다. 33만 하남 시민의 숙원이었던 독립된 교육지원청 신설이 드디어 현실의 문턱을 넘는 순간이었다.그 배경에는 지난해 10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있다. 추미애 의원(하남 갑)이 대표 발의하고 김용만 의원(하남 을)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교육지원청의 설치·폐지·분리를 시·도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국회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법이 통과되었다고 해서 저절로 교육지원청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 법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결국 지방정부의 몫이다.이현재 하남시장과 하남시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2020년 하남교육지원센터 개소 협약으로 첫 디딤돌을 놓은 것도, 지난해 9월 분리·신설 지역협의체 회의를 통해 업무공간 확보 방안을 논의한 것도, 11월 개청지원단을 구성한 것도 모두 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한 일들이다. 법 개정이 이루어지기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온 셈이다.하남시가 독립된 교육지원청을 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인구 33만, 학생 수 4만 1천 명. 이미 많은 중소도시보다 큰 규모다. 그런데도 지금까지는 광주시와 함께 광주하남교육지원청 관할이었다. 급증하는 교육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웠고, 하남만의 특성을 반영한 교육정책을 펼치기에도 한계가 있었다.실제로 하남의 교육 성과는 눈부시다. 2025년 기준 주요 10개 대학 및 의학계열 합격자가 287명으로 최근 3년간 48%나 증가했다. 남한고 자율형 공립고 지정, 미사강변고 과학중점학교 지정, 2026년 3월 한홀중학교 개교 등 공격적인 교육 인프라 확충이 결실을 본 것이다.이제 신설추진단이 가동되면서 본격적인 실무 단계에 들어섰다. 교육지원청 소속 추진단과 하남시 지원단, 하남교육지원센터가 종합복지타운 6층에서 한 공간을 쓰며 '원팀'으로 움직인다. 과밀학급 해소, 학교 신설 등 현안에 즉각 대응하겠다는 포석이다. 수시 합동회의를 통해 시와 교육지원청이 함께 호흡한다는 구상도 좋다.하지만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교육지원청 신설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독립된 조직을 갖추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을 통해 하남의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진짜 목표다.초등학교 입학지원금, 고등학교 석식비, 통학 순환버스, 어린이도서관과 어린이회관 확충. 하남시가 추진해온 이런 교육 정책들은 분명 의미 있는 시도들이다. 좋은 출발을 했다. 이제는 그 출발이 긴 호흡으로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다.교육은 백년지계다. 오늘 심은 씨앗이 열매를 맺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린다. 독립된 교육지원청이 생긴다고 해서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10년, 20년 후 하남의 교육이 어떤 모습일지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신설추진단 현판식에서 이현재 시장은 "학교 울타리를 넘어 도시 전체가 배움의 공간이 되는 '교육도시 하남'을 실현하겠다"고 했고, 오성애 교육장은 "학생과 학부모가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하고 쾌적한 미래 교육 신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약속을 지켜내는 것, 그것이 진짜 시험대다.하남교육지원청 신설이 단순히 조직을 하나 더 만드는 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것은 하남의 교육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교육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학생과 학부모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지금 하남의 아이들은 기다리고 있다.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더 많은 기회를,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도시를. 독립된 교육지원청 신설이 그 시작점이 되길,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교육도시 하남'으로 가는 길이 되길 바란다. 이 결실이 하남의 미래 세대에게 값진 선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캠프 콜번, 하남이 기다려온 도시의 전환점
캠프 콜번이라는 이름은 하남 시민들에게 특별하다. 단순한 미군 반환부지가 아니라, 20년 가까이 숙원사업이자 골칫덩이로 동시에 존재해온 공간이기 때문이다. 도시 한복판에 방치된 유휴지는 늘 ‘언젠가’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지만, 그 ‘언젠가’는 너무 자주 미뤄졌다.캠프 콜번은 2007년 반환 절차가 완료된 이후 오랜 시간 표류했다. 중앙대 유치, 세명대 유치 등 굵직한 계획들이 있었지만 무산됐고,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기대는 반복적으로 접혔다. 그래서 이 사업은 하남에서 가장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단어가 됐다. “이번엔 된다”는 말이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할 말이기도 하다.그런 점에서 최근 민간 참여가 가시화되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임박했다는 소식은 분명 반가운 신호다. 특히 이번 공모에 복수의 민간 컨소시엄이 참여해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는 점은 과거의 단독 응찰과 유찰 반복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임대주택 비율 조정 등 사업성의 현실적 재설계가 민간 참여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다만 우리는 여기서 한 걸음만 더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출발선이지 결승선이 아니다. 앞으로 실시계획 인가, 각종 인허가 절차, 주민 의견수렴, SPC 설립, 시의회 승인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캠프 콜번이 ‘19년 표류’라는 이름을 얻은 이유는 언제나 이 다음 단계에서의 난관 때문이었다.그럼에도 이번 국면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캠프 콜번은 단순한 주거 공급지가 아니라, 하남 원도심과 천현동의 미래를 다시 짜는 도시 구조의 핵심이다. 하남이 서울의 배후도시가 아니라 자족 기능을 갖춘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복합 거점이 반드시 필요하다. 첨단산업과 업무, 상업, 생활 인프라가 함께 들어서는 개발이 제대로 설계된다면 파급력은 크다.이 과정에서 하남시의 역할도 평가받아야 한다. 사업이 장기 지연되는 동안 도시공사 지정, 발전종합계획 변경, 사업방식 전환 등 제도적 정비를 거듭해왔고, 결국 자체사업에서 민관합동으로 방향을 튼 것도 현실적 선택이었다. 행정은 이상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능력이다.이현재 시장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속도감만이 아니라 신뢰다. 캠프 콜번은 시민들에게 ‘약속이 지켜지는가’를 시험하는 공간이다. 이번만큼은 행정이 조급함 대신 치밀함으로, 기대 대신 성과로 답해야 한다.하남은 이미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다. 이제 필요한 것은 과장된 낙관이 아니라, 끝까지 완주하는 실행력이다. 캠프 콜번이 하남의 숙원사업이라는 말이 더 이상 미래형 문장이 아니라, 완료형 문장이 되길 바란다. 이번 걸음이 그 첫 단추가 되기를, 조심스럽게 그러나 진심으로 응원한다.
하남의 랜드마크, 화려한 조감도와 시민의 ‘오해’ 사이
이현재 하남시장이 미사3동 주민들 앞에 섰다. K-스타월드와 5성급 호텔 유치 등 하남의 지도를 바꿀 굵직한 사업들을 둘러싼 세간의 의혹에 직접 마침표를 찍겠다는 의지다. 시장은 연신 “정확한 이해를 하지 못해 생긴 오해”라며 논란을 일축했지만, 시장의 유창한 설명 속에서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갈증은 남는다.수익성과 특혜, 그 모호한 경계에 대하여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망월동 일대에 추진 중인 5성급 호텔 건립을 위해 주상복합과 같은 수익 시설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시장은 삼성동 GBC나 조선 팰리스의 사례를 들며 이것이 ‘글로벌 추세’라고 강조했다.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가는 호텔 사업에서 민간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당근’이 필요하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하지만 시민들이 우려하는 지점은 추세가 아니라 특혜의 경계다. 도시계획 변경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보장해 주는 대신, 그 이익이 정말 시민의 삶으로 환원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화려한 외관을 가진 거대 주거 단지를 하나 더 얹어주는 결과로 귀결된다면, 그것은 랜드마크가 아니라 또 다른 장벽이 될 뿐이다.숫자가 가릴 수 없는 도시의 본질K-스타월드 사업이 부동산 개발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시장은 ‘주택 비율 17%’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일반적인 도시개발보다 주거 비중이 현저히 낮으니 안심하라는 논법이다. 그러나 17%라는 숫자가 결코 가벼운 것은 아니다.하남은 이미 포화 상태의 아파트 숲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비율이 낮다는 사실이 사업의 본질을 정당화할 수는 있지만, 그 소수의 주거 시설조차 하남의 만성적인 교통 체증과 인프라 부하에 어떤 파고를 일으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친환경 개발 원칙이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개발의 삽을 뜨기 전 더 투명하고 냉정한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시민의 눈높이에서 묻는 진정한 소통이번 행보가 유독 시선을 끄는 이유는 다가올 지방선거의 그림자를 지울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삐죽하게 솟은 한홀중학교의 높은 담장 문제부터 황산 사거리 정체 해소까지, 시장은 생활 밀착형 현안에 대해 ‘해결사’를 자처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시민들의 고통을 직접 듣고 답하는 것은 지자체장의 당연한 의무다. 다만, 이러한 적극적인 소통이 재선을 위한 치적 쌓기용 순회가 아닌, 진정으로 하남의 백년대계를 고민하는 행정의 연장선이길 바란다. 5성급 호텔의 네온사인이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가리지 않기를, 그리고 오해라는 단어 속에 시민들의 정당한 우려가 매몰되지 않기를 필자는 소망한다.
9호선·3호선 연장 사업, 세 번의 유찰이 말하는 것
세 번의 유찰. 숫자로는 단 세 글자지만, 그 안에 담긴 하남 시민들의 한숨은 얼마나 깊을까. 2031년 개통을 목표로 한 지하철 9호선 연장, 그리고 송파하남선마저 입찰 불발 사태를 맞으며 하남의 교통 미래가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미사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가 김용만 의원에게 전달한 성명서는 단순한 민원이 아니다. 그것은 매일 아침 출근길에서, 퇴근 후 귀갓길에서 체감하는 불편함의 집약이다. 신도시는 만들어졌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약속된 미래가 자꾸만 뒤로 밀려나는 것을 지켜보는 주민들의 심정을 어떻게 헤아려야 할까.문제의 핵심은 명확하다. 총 2조 9천억 원 규모의 9호선 연장사업, 그중에서도 한강 하부를 관통하는 2공구. 송파하남선 역시 4개 공구 중 2개가 유찰됐다.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턴키 방식으로 사업 기간을 단축하려 했지만, 정작 이 사업을 맡을 건설사를 찾지 못하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한 건설사 관계자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위험 부담이 큰 공구는 수익성이 낮아 지원이 저조하다." 이는 곧 현재의 사업 구조가 건설사 입장에서 매력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한강 하부를 뚫는 난공사, 불확실한 지질 조건, 예측하기 어려운 공사비 증가 리스크. 이 모든 것을 떠안을 건설사가 없다는 것은, 단순히 업체들이 소극적이어서가 아니라 사업 설계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속도를 내려다 오히려 멈춰 선 격이다. 턴키 방식은 분명 장점이 있다. 설계와 시공을 일괄 발주하면 공기를 단축할 수 있고, 책임 소재도 명확해진다. 하지만 그것은 누군가 그 일을 맡아줄 때의 이야기다. 세 번의 유찰은 이 방식이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증명한다.그렇다면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같은 방식으로 네 번째, 다섯 번째 입찰 공고를 낸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질까. "기존 방식만 고수하면 사업 자체가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경고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경기도와 서울시, 하남시, 남양주시. 네 개의 지자체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지만, 지금 필요한 것은 협력을 넘어선 결단이다. 사업비 현실화, 리스크 분담 구조 재설계, 혹은 공구 재편성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근본적인 재검토에 나서야 할 때다.김용만 의원이 약속한 '전문가 간담회'와 '정책 협의'가 단순한 형식적 절차로 끝나서는 안 되는 이유다. 지금 하남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회의가 아니라, 실질적인 돌파구다. 사업 주체들이 모여 솔직하게 문제를 인정하고, 용기 있게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하남은 오래 기다려왔다. 미사신도시 주민들에게 9호선 연장은 강남·송파 접근성을 확보하는 생명줄이다. 원도심과 교산 3기 신도시를 아우르는 3호선 연장은 하남 전체의 균형 발전을 위한 핵심 인프라다. '2031년 개통'이라는 약속은 단순한 계획이 아니라 삶의 설계였다. 그 약속이 흔들리고 있다.유찰은 실패가 아니라 신호다. 지금의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명확한 신호. 이 신호를 어떻게 읽고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하남 교통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시간은 흐르고 있고, 시민들은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17년째 기다림, 위례신사선은 누구를 위한 철도인가
위례신도시는 계획된 도시였다. 광역교통대책을 전제로 분양이 이뤄졌고, 주민들은 그 약속을 믿고 삶의 터전을 옮겼다. 그러나 2008년 광역교통개선대책 확정 이후 17년이 지난 지금, 위례신사선은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계획은 있었지만 실행은 없었고, 기다림은 주민들의 몫이었다.그 사이 위례 주민들은 결코 무임승차를 하지 않았다. 위례신사선과 위례트램을 포함한 철도 사업비로 총 5,470억 원을 분담했다. 문제는 2024년 위례신사선 민자사업이 최종 유찰로 결렬되며, 그 기다림이 더 이상 ‘과정’이 아닌 ‘방치’로 느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정부 정책을 신뢰했던 주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특히 위례 하남시 지역의 현실은 더 냉정하다. 위례신도시는 단일 생활권이지만, 교통 여건은 결코 동일하지 않다. 위례 하남 주민들은 열악한 버스 중심 교통에 의존하며 장기간 불편을 감내해왔다. 그럼에도 하남시 주민들은 위례 철도 사업비 중 1,256억 원을 부담했다. 비용은 냈지만 노선에서는 빠졌다. 같은 위례라는 이름 아래에서 교통 접근성의 격차가 구조적으로 고착된 셈이다.이현재 하남시장이 최근 위례신사선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촉구하며 성명서를 낸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하남시는 그동안 국토교통부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등 중앙정부를 상대로 36차례 이상 위례신사선의 신속 추진과 하남 연장을 건의해왔다. 1만 8천 명이 넘는 주민 서명, 전문가 토론회, 위례공통현안위원회의 공식 건의까지 거쳤다. 절차와 형식, 명분을 모두 갖춘 요구였다.그럼에도 위례신사선 논의에서 하남 연장은 늘 ‘다음 문제’로 밀려왔다. 그러나 지금 이 사업은 단순한 노선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분담과 혜택의 불균형, 약속과 이행의 괴리, 계획도시 행정에 대한 신뢰의 문제다. 하남 연장은 특혜가 아니라 조정이며, 추가 요구가 아니라 최초 약속을 바로잡는 과정에 가깝다.위례신사선은 현재 신속 예타 대상으로 지정돼 최종 평가를 앞두고 있다. 이제는 결론을 미룰 이유가 없다. 예타 통과를 통해 사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동시에 하남 연장을 제5차 광역교통시행계획에 반영하는 것이 합리적인 수순이다. 도시를 나누지 말고 생활권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원칙 말이다.행정은 숫자 이전에 신뢰의 문제다. 비용을 함께 부담한 주민이 결과에서는 배제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다음 정책을 누가 믿겠는가. 위례신사선의 조속한 추진과 하남 연장은 특혜의 문제가 아니라, 달라진 현실과 명백한 형평성 문제를 반영한 합리적 보완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미루는 행정이 아니라, 불완전했던 계획을 바로잡을 책임 있는 결단이다.
한강에 거는 ‘출렁다리’, 누구의 내일을 위한 설계인가
하남시와 남양주시가 한강을 사이에 두고 손을 맞잡았다. 양 시는 최근 ‘한강 수변 친환경 연계 발전 방안’ 용역 보고회를 통해 두 도시를 잇는 ‘친환경 출렁다리’ 건설 계획을 공식화했다. 교각 없는 현수교 형식을 채택해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두 지역 시민의 교류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 지자체의 설명이다. 미사경정공원과 남양주 삼패지구를 하나의 관광벨트로 묶어 ‘초광역 협력’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언뜻 들으면 낭만적이고 진취적인 청사진이다. 하지만 이 화려한 ‘수변 관광 시대’의 서막 뒤에서 정작 시민들의 일상은 극심한 교통 정체와 불투명한 행정으로 인해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제2팔당대교는 ‘고압선’에 막혔는데, 그 옆에 ‘출렁다리’라니현재 하남시민들이 겪는 가장 큰 고통은 출렁다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길’이 막혀서다. 하남과 남양주를 잇는 핵심 인프라인 제2팔당대교(가칭 신팔당대교) 건설 사업은 최근 설계 부실로 준공이 1년 이상 연기됐다. 총사업비 1,076억 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당초 2025년 8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교량 상판이 인근 고압 송전선로와 저촉되는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하남시의회 최훈종 도시건설위원장의 지적은 바로 이 지점에서 뼈아프다. 최 의원은 "고압선에 막혀 대교 개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인근에 또다시 고압선 영향권인 출렁다리를 놓겠다는 구상은 앞뒤가 맞지 않는 전시 행정"이라고 일갈했다. 당장 시민들의 생존권이 달린 만성적 교통 정체 해소는 뒤로한 채, 실효성이 의문시되는 관광 시설에만 매몰되어 있다는 비판이다.‘치적’이라는 이름의 가속도, 그 위태로운 우선순위유독 최근 들어 하남시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속도를 내는 배경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특정 정치적 주기가 다가올수록 행정은 '보이지 않는 기본'보다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에 집착하기 마련이다. 다가올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선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팸플릿의 첫 페이지를 장식할 화려한 조감도가 절실할지 모른다.전국 250여 개의 출렁다리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과연 하남의 출렁다리가 그만한 희소성을 가질지, 혹은 사업비 조달 계획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투입될 막대한 혈세가 적절한지는 부차적인 문제가 되어버렸다. 최 의원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수십 년 묶인 도시계획도로 민원은 외면하면서, 전시성 사업에 집착하는 것은 행정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라며 예산 우선순위의 전도를 꼬집었다.정치인에게는 다리 위에서 찍는 사진 한 장이 성과겠지만, 시민들에게 절실한 것은 막힌 도로가 뚫리고 위험 시설이 정비되는 안전한 일상이다. 행정의 시계가 시민의 삶이 아닌 누군가의 '다음 4년'을 위해 돌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포장된 ‘친환경’보다 절실한 ‘민생 행정’하남시와 남양주시는 2027년까지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한강 위를 걷는 낭만이 아니라, 출퇴근길의 정체가 풀리고 안전한 생활도로가 확보되는 평범한 일상의 회복이다.지자체장이 ‘초광역 협력’과 자신의 ‘정치적 성과’에 매몰되어 시민의 실질적인 고통을 외면한다면, 그 어떤 훌륭한 다리도 진정한 의미의 가교가 될 수 없다. 지금 하남시에 필요한 것은 한강 위의 출렁거리는 다리가 아니라, 시민의 삶을 지탱하는 단단한 행정의 토대다. 전시성 시설물 추진을 전면 재검토하고, 제2팔당대교의 조속한 개통 등 산적한 민생 현안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