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일, 하남시 종합복지타운 정문에 '하남교육지원청 신설추진단' 현판이 걸렸다. 약 200여 명의 교육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현판식은 단순한 행정조직 출범식이 아니었다. 33만 하남 시민의 숙원이었던 독립된 교육지원청 신설이 드디어 현실의 문턱을 넘는 순간이었다.
그 배경에는 지난해 10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있다. 추미애 의원(하남 갑)이 대표 발의하고 김용만 의원(하남 을)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교육지원청의 설치·폐지·분리를 시·도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국회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법이 통과되었다고 해서 저절로 교육지원청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 법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결국 지방정부의 몫이다.
이현재 하남시장과 하남시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2020년 하남교육지원센터 개소 협약으로 첫 디딤돌을 놓은 것도, 지난해 9월 분리·신설 지역협의체 회의를 통해 업무공간 확보 방안을 논의한 것도, 11월 개청지원단을 구성한 것도 모두 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한 일들이다. 법 개정이 이루어지기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온 셈이다.
하남시가 독립된 교육지원청을 원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인구 33만, 학생 수 4만 1천 명. 이미 많은 중소도시보다 큰 규모다. 그런데도 지금까지는 광주시와 함께 광주하남교육지원청 관할이었다. 급증하는 교육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웠고, 하남만의 특성을 반영한 교육정책을 펼치기에도 한계가 있었다.
실제로 하남의 교육 성과는 눈부시다. 2025년 기준 주요 10개 대학 및 의학계열 합격자가 287명으로 최근 3년간 48%나 증가했다. 남한고 자율형 공립고 지정, 미사강변고 과학중점학교 지정, 2026년 3월 한홀중학교 개교 등 공격적인 교육 인프라 확충이 결실을 본 것이다.
이제 신설추진단이 가동되면서 본격적인 실무 단계에 들어섰다. 교육지원청 소속 추진단과 하남시 지원단, 하남교육지원센터가 종합복지타운 6층에서 한 공간을 쓰며 '원팀'으로 움직인다. 과밀학급 해소, 학교 신설 등 현안에 즉각 대응하겠다는 포석이다. 수시 합동회의를 통해 시와 교육지원청이 함께 호흡한다는 구상도 좋다.
하지만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교육지원청 신설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독립된 조직을 갖추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을 통해 하남의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진짜 목표다.
초등학교 입학지원금, 고등학교 석식비, 통학 순환버스, 어린이도서관과 어린이회관 확충. 하남시가 추진해온 이런 교육 정책들은 분명 의미 있는 시도들이다. 좋은 출발을 했다. 이제는 그 출발이 긴 호흡으로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다.
교육은 백년지계다. 오늘 심은 씨앗이 열매를 맺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린다. 독립된 교육지원청이 생긴다고 해서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10년, 20년 후 하남의 교육이 어떤 모습일지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신설추진단 현판식에서 이현재 시장은 "학교 울타리를 넘어 도시 전체가 배움의 공간이 되는 '교육도시 하남'을 실현하겠다"고 했고, 오성애 교육장은 "학생과 학부모가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하고 쾌적한 미래 교육 신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약속을 지켜내는 것, 그것이 진짜 시험대다.
하남교육지원청 신설이 단순히 조직을 하나 더 만드는 일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것은 하남의 교육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교육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학생과 학부모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지금 하남의 아이들은 기다리고 있다.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더 많은 기회를,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도시를. 독립된 교육지원청 신설이 그 시작점이 되길, 그리고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교육도시 하남'으로 가는 길이 되길 바란다. 이 결실이 하남의 미래 세대에게 값진 선물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