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콜번이라는 이름은 하남 시민들에게 특별하다. 단순한 미군 반환부지가 아니라, 20년 가까이 숙원사업이자 골칫덩이로 동시에 존재해온 공간이기 때문이다. 도시 한복판에 방치된 유휴지는 늘 ‘언젠가’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지만, 그 ‘언젠가’는 너무 자주 미뤄졌다.
캠프 콜번은 2007년 반환 절차가 완료된 이후 오랜 시간 표류했다. 중앙대 유치, 세명대 유치 등 굵직한 계획들이 있었지만 무산됐고,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기대는 반복적으로 접혔다. 그래서 이 사업은 하남에서 가장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단어가 됐다. “이번엔 된다”는 말이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할 말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최근 민간 참여가 가시화되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임박했다는 소식은 분명 반가운 신호다. 특히 이번 공모에 복수의 민간 컨소시엄이 참여해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는 점은 과거의 단독 응찰과 유찰 반복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임대주택 비율 조정 등 사업성의 현실적 재설계가 민간 참여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우리는 여기서 한 걸음만 더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출발선이지 결승선이 아니다. 앞으로 실시계획 인가, 각종 인허가 절차, 주민 의견수렴, SPC 설립, 시의회 승인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캠프 콜번이 ‘19년 표류’라는 이름을 얻은 이유는 언제나 이 다음 단계에서의 난관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이번 국면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캠프 콜번은 단순한 주거 공급지가 아니라, 하남 원도심과 천현동의 미래를 다시 짜는 도시 구조의 핵심이다. 하남이 서울의 배후도시가 아니라 자족 기능을 갖춘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복합 거점이 반드시 필요하다. 첨단산업과 업무, 상업, 생활 인프라가 함께 들어서는 개발이 제대로 설계된다면 파급력은 크다.
이 과정에서 하남시의 역할도 평가받아야 한다. 사업이 장기 지연되는 동안 도시공사 지정, 발전종합계획 변경, 사업방식 전환 등 제도적 정비를 거듭해왔고, 결국 자체사업에서 민관합동으로 방향을 튼 것도 현실적 선택이었다. 행정은 이상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능력이다.
이현재 시장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속도감만이 아니라 신뢰다. 캠프 콜번은 시민들에게 ‘약속이 지켜지는가’를 시험하는 공간이다. 이번만큼은 행정이 조급함 대신 치밀함으로, 기대 대신 성과로 답해야 한다.
하남은 이미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다. 이제 필요한 것은 과장된 낙관이 아니라, 끝까지 완주하는 실행력이다. 캠프 콜번이 하남의 숙원사업이라는 말이 더 이상 미래형 문장이 아니라, 완료형 문장이 되길 바란다. 이번 걸음이 그 첫 단추가 되기를, 조심스럽게 그러나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