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남시의회 보고 과정에서 묵직한 화두가 던져졌다. 지난 1월 22일 진행된 망월동(미사역 인근) 도시관리계획 사전보고 자리에서, 강성삼 시의원이 “5성급 호텔을 명분으로 한 49층 아파트 분양 사업”이라는 특혜 의혹을 정면으로 제기한 것이다.
당시 현장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집행부와 사업자를 향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고 전해진다. 이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정치적 공방을 넘어, 하남시 행정에 내재된 구조적 문제를 건드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직 시의회 차원의 공식 대응이나 하남시의 해명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날 제기된 ‘날 선 질문’들은 이미 시민들의 머릿속에 물음표를 남겼다.
첫째, ‘용적률 1,200%’ 상향, 호텔을 위한 것인가 아파트를 위한 것인가
논란의 시발점은 ‘숫자’다. 사전협상 제안서에 따르면, 사업자는 준주거지역인 해당 부지를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하여 용적률을 기존 500%에서 1,200%로 상향해달라고 요청했다. 무려 2.4배에 달하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다.
행정은 랜드마크 호텔 유치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혜택으로 지어지는 건물이 호텔(396실)과 함께 들어서는 330세대의 주상복합 아파트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용도 변경으로 늘어난 막대한 개발 이익이 호텔의 경쟁력 강화가 아닌, 아파트 분양 수익 보전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아닌지 시는 구체적인 산출 근거를 들어 해명해야 한다.
둘째, ‘학교 앞 교통 혼잡’, 소폭이라 괜찮은가
학부모들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할 대목은 사업지가 미사초등학교, 미사고등학교와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주상복합과 호텔이 들어설 경우 교통량 증가는 필연적이다.
당시 보고된 교통 검토 내용 중 ‘학교 앞 및 이면도로 혼잡 소폭 가중’이라는 표현이 등장한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행정 문서상의 ‘소폭’은 현장의 아이들에게 ‘실질적 위협’이 될 수 있다. “법적 기준을 넘지 않는다”는 건조한 답변 대신, 아이들의 등하굣길 안전을 100% 보장할 수 있는 확실한 대안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셋째, 민간끼리의 ‘약속’만 믿고 도시계획을 바꿔주는가
시민들은 이른바 ‘먹튀’를 걱정한다. 5성급 호텔 유치를 명분으로 도시계획을 변경해 줬는데, 나중에 사업자가 경제 상황을 핑계로 호텔은 축소하거나 무산시키고 아파트 분양 수익만 챙겨 떠나는 시나리오다.
가장 큰 문제는 현재 5성급 호텔 유치 관련 약속이 사업시행사와 호텔 운영사간의 양해각서(MOU) 단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하남시는 민간끼리의 법적 구속력이 약한 약속,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본 계약을 근거로 공공의 자산인 용도지역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셈이다.
만약 도시계획 변경 후 민간 간의 계약이 파기된다면 하남시엔 무엇이 남는가. 시는 5성급 브랜드의 이름값에 기대기보다, 최악의 경우에도 사업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강력한 ‘이행 안전장치(보증)’가 마련되어 있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오해’라는 말 대신 투명한 ‘설명’을
이번 문제는 특정 의원 개인의 공격이 아니라, 시민을 대변하는 의회 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위기감’의 발로다. 하남시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이 기회다.
여론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으로 들끓기 전에, 시가 먼저 나서서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왜 파격적인 용적률 상향이 필요했는지, 아이들의 안전은 어떻게 지킬 것인지, 그리고 ‘아파트만 남는 사태’를 막을 안전장치는 무엇인지 말이다. 시민들은 지금 화려한 청사진보다 정직한 팩트를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