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출범 100일을 맞은 하남시가 향후 4년 시정의 중심축을 ‘기업과 일자리’에 두고 2030년까지 투자유치 10조원을 추진한다. K-컬처 복합 콤플렉스와 K-한강 국가정원, 첨단산업과 복합개발을 중심으로 투자를 끌어들이고 이를 기업과 일자리, 지역 내 소비와 세수 확충으로 연결해 도시의 경제 체질을 바꾸고, ‘일하고 살고 즐기는’ 직주락 도시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6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0일을 ‘시민의 일상을 바꾸고 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 생활행정의 시간’으로 규정하면서 그 실행력을 향후 4년의 도시 경쟁력 강화로 이어가겠다는 시정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민선 8기 4년이 교통·교육·복지·경제 등 도시 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민선 9기 첫 100일은 시민과 약속한 사업을 구체화하고 실행에 옮기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 “도시 성장의 다음 단계는 일자리”… 2030년 투자유치 10조원
이현재 시장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비중 있게 제시한 과제는 기업과 일자리를 통한 경제력 향상이다. 하남시가 제시한 2023년 기준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2천804만원으로 경기도 24위, 서울 강남구(1억8,000만 원)의 6분의 1 수준이다. 기업활동에 따른 세수 기반을 보여주는 법인지방소득세도 2025년 기준 330억원으로, 이천시(3,031억 원)의 9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인구와 도시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교통·교육·복지·생활SOC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산업과 세수 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이 시의 진단이다.
이현재 시장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 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제시했다. 단순히 지출을 줄여 재정을 관리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고 지역 내 생산과 소비, 세수 기반까지 함께 키우는 경제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앞선 민선 8기 하남시는 성원애드피아 등 13개 기업을 유치해 약 1조원의 투자와 약 2천500개 일자리 창출 기반을 마련했다. 민선 9기에는 목표를 크게 높여 2030년까지 투자유치 10조원을 추진한다.
특히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교산신도시 자족용지에 포스텍과 카네기멜론대, 싱가포르국립대, KT클라우드 등이 참여할 예정인 약 3조원 규모의 AI 혁신클러스터를 핵심 산업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캠프콜번도 쇼핑·문화·유통·업무기능을 갖춘 복합 경제거점으로 개발해 2032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 K-컬처·국가정원 동시 추진… 문화·관광도 ‘일자리 산업’으로
10조원 투자유치와 일자리 전략 가운데 이현재 시장이 특히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K-컬처 복합 콤플렉스와 K-한강 국가정원의 동시 추진이다. 민선 9기 출범 직후 이 시장은 ‘1호 결재’로 K-컬처 문화도시 TF 구성을 추진했다. TF는 K-스타월드와 국가정원 사업의 추진 방향을 논의하는 민관 협력기구로 지난 7월 공식 출범했다.
이현재 시장은 같은 달 경기도지사·시장군수 간담회에서 미사섬 일원 약 70%를 ‘K-한강 국가정원’으로, 나머지 약 30%를 K-컬처 복합 콤플렉스로 조성하는 동시 개발 구상을 제시했다. 국가정원에는 한강 수변 생태를 활용한 주제정원과 탐방로 등을 조성하고, K-컬처 복합 콤플렉스에는 K-팝 공연장과 영화촬영 스튜디오, 문화·영상 관련 기업단지 등을 유치한다.
하남시가 두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배경에는 문화와 관광을 단순히 시민 여가를 위한 시설에 머물게 하지 않고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 깔려 있다. 공연과 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관련 기업과 제작기능을 유치해 상시 일자리를 만들고, 공연 관람객과 관광객이 정원과 한강 수변공간을 함께 찾도록 해 체류시간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숙박과 음식, 쇼핑 등 소비가 연결되면 문화관광 분야에서 새로운 경제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시의 판단이다. 망월동 5성급 호텔과 미사호수공원 음악분수 및 워터스크린 등 주변 공간도 연계해 체류형 관광경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해외 민간사업자의 하남에 대한 관심도 투자유치 전략과 맞물려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 트럼프그룹 총괄부사장은 지난 2월 두 차례 하남을 방문해 개발 후보지를 둘러봤다. 이후 8월 베이스그룹은 트럼프 오거니제이션과 함께 하남에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고, 하남시는 사업 추진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 첫 100일은 ‘생활행정’… 13개 주요 공약 실행
중장기 성장전략의 중심을 일자리와 도시 경쟁력 강화에 맞췄다면 민선 9기 첫 100일에는 시민이 일상에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과제에 우선적으로 속도를 냈다.
민선 9기 공약안은 ▲경제·문화 ▲주거·도시 ▲교통 ▲교육 ▲복지 등 5대 분야로 구성됐다. 시는 이 가운데 13개 주요 공약을 취임 100일 안에 실행하거나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올렸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업은 교산 학교복합시설이다. 교산신도시 남한중학교 예정부지에 들어설 시설은 지난 8월 교육부 공모에 선정됐다. 연면적 8천789㎡, 총사업비 약 481억원 규모로 실내수영장과 돌봄시설, 생활문화센터, 다목적체육관 등을 갖추고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학생과 지역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교육·돌봄·문화·체육 생활SOC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돌봄 분야에서는 위례복합체육시설 내 다함께돌봄센터와 공공형 키즈카페를 개소하고 여러 부서에 나뉘어 있던 영유아·아동·초등학생 돌봄 업무를 보육정책과 중심으로 일원화한다.
아울러 전연령 무료 독감예방접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계획도 수립해 올해 60∼64세부터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당정근린공원 파크골프장 18홀 조성 ▲감일 생활체육 인프라 확충 ▲권역별 스마트쉘터 설치 ▲위례열병합발전소 소음저감 ▲감북동 도시가스 공급 확대 ▲친환경 숲길 조성·정비 ▲하수도 악취저감장치 설치 ▲다자녀 가구 수도요금 감면 등도 첫 100일 이행 성과에 포함됐다.
◇ 교통·교육·복지까지 연결… ‘직주락’의 나머지 퍼즐 채운다
이현재 시장은 직주락 도시의 완성을 위해서는 일자리만큼이나 정주와 생활환경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할 수 있는 ‘직(職)’과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주(住)’, 문화와 자연 속에서 여가를 누리는 ‘락(樂)’을 하나의 도시 안에서 연결한다는 것이 민선 9기 전략이다.
교통 분야에서는 지하철 9호선 강일∼미사 구간 조기 개통과 3호선 적기 개통, 위례신사선 하남 연장, GTX-D 황산·교산 경유의 철도망계획 반영 등 광역철도망 확충에도 힘을 싣는다.
교육 분야에서는 하남교육지원청 신설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하남종합복지타운 6층에는 교육지원청 임시청사를 마련했으며 어린이영어도서관(2026년)과 어린이회관(2027년) 등 연령별 교육 인프라를 확대하고, 맞춤형 교육지원 프로그램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복지 분야에서는 출산과 보육에서 청년, 어르신까지 이어지는 생애주기별 지원을 강화한다. 0세부터 초등학생까지 돌봄서비스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고 청년 교통비와 성년축하금, 어르신 교통비, 보훈명예수당 등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별 생활 여건 개선도 병행한다. 원도심은 신장전통시장 일대 전선지중화 1단계 사업에 이어 남한고·동부초와 덕풍시장·남한중 일대로 지중화를 확대하고, 재개발·재건축과 지역주택조합 사업 등에 대한 행정지원도 강화한다.
감일은 지하철 3호선 적기 개통과 종합복지타운·박물관 건립, 파출소 유치 등 교통·복지·문화·안전 인프라를 보강하고, 능안천·벌말천에서 감이천~성내천으로 이어지는 수변 둘레길도 단계적으로 연결한다. 위례는 복합체육시설과 돌봄시설, 숲속도서관 등 생활SOC를 확충하는 동시에 위례신사선 하남 연장과 위례트램-마을버스·따릉이 환승체계 구축을 추진한다. 미사는 문화·관광과 숙박·소비가 연결되는 경제거점으로 육성하고, 교산은 약 3조원 규모 AI 혁신클러스터와 우량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기반, 지하철 3호선과 광역도로 등 교통 인프라를 입주 시기에 맞춰 갖춘다는 계획이다.
◇ “첫 100일 실행력을 4년의 도시 경쟁력으로”
이현재 시장이 이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놓은 향후 시정 구상은 결국 하나의 흐름으로 모아진다. 기업과 투자를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지역에서 발생한 생산과 소비가 세수 기반 확대에 기여하도록 한 뒤 이를 다시 교통과 교육, 복지, 문화와 생활환경 개선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직주락 도시’는 이 같은 민선 9기 전략을 압축한 표현이다. 직장이 있고, 살기 편하고, 문화와 여가를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시민의 생활 반경과 경제활동이 하남 안에서도 충분히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현재 시장은 “첫 100일의 실행력을 앞으로 4년의 지속 가능한 도시 경쟁력으로 연결하고 기업과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라며 “또한 교통과 교육환경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자연 속에서 건강과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생활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